쉿!!!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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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허브 0 308

세상 살다보면 코드가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나 직장이나 기타 조직 생활을 하다보면, 어느곳이나 꼭 사람의 신경을 건드리며 깐족 거리는등 전혀 정이가

지 않는 인간이 한 두명씩은 꼭 있다.

고수인(高壽仁) 대리 에게 있어 박부장이 그런 인간 이었다. 도대체가 어떻게 된 인간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틈

만나면 성질을 부리고 못살게 구는지, 상한에게 있어 박부장은 한마디로 웬수같은 인간이라 할수 있는 것이다.


(씨발놈…사고라도 나서 한 몇 달 안보고 살면 원이 없겠네…)


속으로 한바탕 박부장에게 욕을 해댄 수인은 담배를 한모금 깊이 빨아 들였다.

레종(RAISON)의 쌉싸름한 연기가 폐속을 가득 채웠다가, 이내 니코틴만 남긴채 입으로 뿜어져 나와 허공에 흩어

졌다. 실적 때문에 한바탕 깨지고 나온 뒤의 우울함이 조금은 가시는 느낌 이었다.

요즘들어 부쩍 늘어난 흡연량도 그 인간(박부장) 때문이라고 투덜 거리며, 수인은 필터만 남기고 타들어간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재털이에 부벼 끄고는 뒤 돌아섰다.

제법 잘나가는 굴지의 기업에 어울리는 건물의 옥상에 어울리는 경치답게, 강남의 의리의리한 빌딩들이 주변에 들

어서 있었다.


[에이 씨파…]


수인은 약간은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삼월의 하늘을 바라보자, 큰소리로 시원하게 박부장 욕이나 해보자는 생

각에 충동적으로 튀어나오려던 욕설을 황급히 삼켜 버렸다.

옥상문이 열리며 낯익은 여직원 둘이 재잘거리며 나오는게 눈에 보였기 때문 이었다.


(쩝…욕도 맘대로 못하고…되는일이 없는 날이네..제기랄)


[어머…고대리님 여기서 뭐하세요??]

[어..김민주씨 생각 하고 있었어]

[어머??까르르..]


인사팀에 근무하는 김민주가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수인의 시덥잖은 농담에 호들갑스럽게 웃어댔다. 솔직히

수인이 생각하기에도 그리 재밌는 농담이 아니건만, 원래 웃음이 많은건지 아니면 경망스러운 건지 큰 리액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통통한 체형에 귀여운 외모인데다, 성격도 좋아보여서 인지 사내(社內)의 외로운 총각들에게 제

법 인기가 많은 여자였다. 


[어머 언니는…고대리님 사모님 생각하시면서 담배 피우고 계셨던거 같은데…너무 오버 하는거 아냐??]


옆에 서있던 유진희가 호들갑스럽게 웃어대는 민주를 제지하고 나섰다.

김민주 보다는 한살 어리지만, 둘이 입사동기 인지라 회사내에서 단짝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

지만, 호리호리한 체형에 덧니가 귀여운 여자였다. 하지만 의외로 실속을 챙기는 성격인 듯, 민주를 꼬박꼬박 언니

라는 호칭으로 불러대고 있었다. 한 살 터울에다 입사동기 인지라, 친구처럼 지내도 될 터인데도 민주와 친구로 지

내면 한살을 손해보는 기분이 드는것인지 언니라는 호칭을 꼬박꼬박 잊지 않고 있었다.


[얘는…내가 뭘 어쨌다고…고대리님 사모님이 들으시면 서운해 하시겠다~미인 이시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미인은 무슨…민주씨 만큼은 안예뻐…]

[어머 고대리님 농담도 잘하셔~]


그래도 싫지는 않은지 배시시 웃으며 상한의 어깨를 때리는 시늉을 하고 있다.


[그런데 두 미녀가 옥상까지 무슨 일이야??]

[무슨일은요…그냥 답답해서 바람좀 쐬러 나왔죠]


건물의 옥상은 직원들의 휴게실을 겸하고 있었다. 아마도 시간도 때울겸 회사내의 누군가를 안주삼아 미주알 고주

알 수다를 떨러 나온듯 보였다.


[천천히 놀다와…난 먼저갈께]

[네 고대리님 수고하세요~]


두 여자 모두 수인의 스타일은 아니다.

여자를 밝히는 그였지만, 아무 여자한테나 집적거리는 스타일은 아닌 것 이다. 더구나 이곳은 직장이다.

괜시리 소문만 더러워질 우려가 있었기에, 상한은 사내의 여직원들과는 의식적으로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려 하

고 있었다. 때로는 그것이 오해의 소지도 있을수 있겠지만, 남들입에 오르내리는 것 보다는 나았다.

괜한 가십꺼리를 제공해 사람들의 안주 거리가 되지 않는것이, 길진 않은 직장생활 이었지만 그동안 터득한 결과

물 이었다.




[고대리!!좋은 소식이 있다네..]


사무실로 들어서는 수인에게, 최성민 대리가 싱글싱글 거리며 다가와 말을 붙여왔다.

입사동기인 데다가 동갑이고 또한 같은 영업팀에 배정을 받은탓에, 신입사원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온 친구였다.

회사내에서 성격이나 코드가 맞는 몇 안되는 동료중의 한명 이었다.


[뭔데?? 박부장이 교통사고라도 났대..??]

[왜??박부장한테 또 깨졌나??]

[왜 아니겠어…내가 기분나쁠일이 그인간 밖에 더있어?]

[아무래도 자네랑 박부장은 전생에 부부였을 가능성이 99프로 일세..킥킥..]


수인을 대하는 성민의 말투는 늘 이런 식이었다. 

윗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듯, 자네나 ~다네 등으로 말을하고 있는 것 이다. 워낙에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허울

이 없기에, 거부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스스럼이 없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뭔데?? 한번 읊어 보게나]


수인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습관적으로 마우스를 끄적 거리며 성민의 말투를 흉내내어 말했다.

좀전에 얘기한 좋은 소식이 뭔지 한번 들어 보자는 얘기였다.

성민이 박부장의 데스크를 힐긋 거리고는, 상한 쪽으로 상체를 기울이며 히죽 거렸다. 박부장의 자리에서 볼때는,

모니터를 보며 업무 얘기를 나누는 것 처럼 보일 터이다.


[좀아까 입수한 정보인데 말일세…박부장 새끼가...]


성민이 다시한번 박부장쪽을 힐긋 거리고는 말을 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보고 평가하는 것은 거의 거기서 거기인것 같았다. 특히나 동료나 상사의 성격을 평가할때는 더욱

그런 경우가 많았다. 수인이 박부장을 개같은 인간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성민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저인간이 오늘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부산에 출장을 갈거라는 기분좋은 소식일세…]


마우스를 끄적 거리던 수인의 손이 멈칫했다.


[그 얘긴즉은 한 이틀은 박부장놈의 상판을 안봐도 된다는 얘기지…어때 좋은소식이지 않은가??]

[최과장이 안가고??]

[최과장은 다음주에 방콕으로 출장이 잡혀 있어서 이번건은 박부장이 맡은것 같으이…]


부산의 유일상사는 주요 거래처중의 한 곳 이기에, 최과장이나 박부장이 직접 방문해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힐긋 박부장의 데스크를 살피니, 아니나 다를까 잔뜩 구겨진 인상으로 주섬주섬 서류들을 챙기는게 보였다. 그래

서 아까 수인에게 평상시보다 더 심하게 닥달을 해 댄 것인지도 모른다. 바꿔 말하면 출장에 대한 짜증을 수인에게

해소한 것 인지도 몰랐다.


(씨벌놈..)


[어때?? 이런 기분좋은날 한잔하지 않을수 없지 않겠나…!!]

[글쎄…]


수인의 미지근한 반응에 성민의 얼굴이 실망으로 변했다. 원래가 꾸밈이 없는 성격인지, 속내가 금방 드러났다.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든 수인이, 성민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사실은 친구 아버님이 위태 하셔서 말이지…]


물론 거짓말이다.

그래도 이해 한다는 듯, 겸연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성민을 보자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금요일에 한잔 하자구…내가 사지]

[말리지 않겠네 친구!!!하하하…]


조금은 오버스러운 성민의 웃음소리에, 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박부장의 일그러진 표정이 얼핏 보였다.




/자기야~무슨 날인지 알지?? 일찍 들어와~/


명희에게서 문자가 온것은 퇴근시간이 거의 다가올 무렵이었다.

박부장에게서 받은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리는 듯한, 기분좋은 문자메시지 였다.


//고대리…이 보고서좀 내일모레 볼수있게 해주게//


출장을 가기전 박부장이 떠넘기고 간 일거리 였다.

내일 모레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마무리 지어서, 자신의 책상에 올려 놓으라는 얘기다. 


(씹새끼..하여간 노는 꼴을 못 본다니까…지가 월급주나…)


수인은 주섬주섬 서류를 챙겨 가방에 구겨 넣고는 건너편에 앉은 최과장에게 휴가요청 메일을 보냈다.

바로 앞에서 얘기할수 있는 것도 요즘은 메일로 처리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한다는 회사 방침 이라나 뭐

라나… 휴가 사유에는 상가집 방문 이라고 적어 넣었다.

수인의 메일을 확인 했는지, 최과장이 잠시 이쪽을 힐긋 거리는게 보였다.

그리곤 이내 모니터로 다시 시선을 돌리며 자판을 두드리는게 보이더니, 잠시후 수인의 사내메일로 답장이 왔다.


/좆까!!!/


[푸핫!!!!]


메일을 확인한 수인이 짧은 폭소를 터트렸다.

장난을 즐기는 최과장은 늘 이런식으로 휴가결제 알림 메일을 보내왔다. 최부장이 없는 틈을 타 농땡이를 부리려

는걸 야유하는 뜻도 함께 담겨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다 알면서 속아준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으리라…

그렇다고 최과장이 일처리도 이런식으로 장난스럽게 처리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일만큼은 빈틈이 없다고 정평

이 나있는 사람이었다.

문득, 수인은 최과장이 여직원들의 휴가결제 요청은 어떻게 결제메일을 보내는가 궁금해졌다.


(설마…보지까??)




박부장이 없는 틈을 타 모처럼만에 제시간에 퇴근을 할수 있게된 직원들은, 최과장을 필두로 저마다 밝은 표정을

한채 하나둘씩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그틈에 끼어 회사를 나선 수인은 잠시 갈등을 해야했다. 자신의 애마를 끌고갈지, 아니면 지하철을 타고갈지 선택

을 해야했다. 자가용을 몰고가면 편하기는 하겠지만 퇴근길의 정체가 기다리고 있을테고, 그렇다고 지하철을 타고

가려니 그쪽역시 퇴근시간이라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잠시 갈등하던 수인은 택시를 타고 가기로 결정을 했다. 길이 막히는건 마찬가지 일테지만, 그래도 운전을 하거나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았다.


[사당동 ㅇㅇ 아파트 갑시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 택시를 잡아탄 수인은, 시트에 기대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했다. ㅇㅇ 아파트 까지는 정체

를 감안할 때 한시간 남짓한 거리…그 시간 동안 이나마 좀 쉬자는 생각에 가늘게 눈을 뜨고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

았다. 


저녁의 봄 햇살이 따뜻해서 였을까??

잠시 빌딩들 너머로 지는 노을을 감상하던 수인은 나른한 기분과 함께 잠이 들었다.






[하아..하아…]


수인은 흥분으로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으며, 어둠에 묻혀 시커멓게 형체만 보이는 명구네 집을 바라보았다.

비록 강원도의 산골짜기 마을이지만, 명구네 집은 대대로 이어져오는 부농(富農)이었기에 기와를 얹은 커다란 저

택 이었다. 스레트 지붕을 얹은 초라한 수인이네 집과는 대조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런것에 기가 죽지는 않았다.

동네에서 수인이와 같은 학년인 친구는 명구를 비롯해 계집애 하나밖에 없었다. 워낙 산중에 자리잡은 시골마을 

인데다가, 동네라고 해봤자 열댓 가구 밖에 되지 않았기에 또래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때문에 한 두살 터울들과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았기에, 수인은 명구 보다는 저보다 한살위의 아이

들과 어울려 지냈다. 때문에 저보다 한살 아래의 아이들과 주로 어울리는 명구와는 별로 친하다고 할 수가 없었다.


(컹..컹..컹..컹…)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시골동네라 도둑이 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드문 두문 집이 들어선 채로 동네가 형성되어 있었기

에 집과 집의 거리가 멀어 방범용으로…또는 식구의 개념으로(때론 식용으로 기르기도 했지만) 개를 기르는 집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명구네 집은 개를 기르지 않았다. 명구 엄마가 끔찍하게 개를 싫어했기 때문 이었다.

그래서 오늘밤 명구네 집 담을 넘으려는 수인에겐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수인이는 오늘밤 명구 엄마를 따먹을 생각이었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그리 친하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명구에게 가책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긴, 아

직 일을 치르기도 전에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을 테지만…아무튼 명구 녀석에게 미안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수인은 요즘 명구 엄마에게 빠져 있었다. 

밥을 먹을 때에나 잠을 잘때도, 혹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명구 엄마 생각에 넋이 빠져 있을때가 한두번이 아

니었다. 자신보다 스물 대여섯 살이나 위인 명구 엄마 이지만, 수인의 가슴은 명구 엄마에 대한 짝사랑으로 가슴앓

이를 하고 있었다.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짝사랑을 경험하는 것 처럼, 수인이는 명구엄마인 미향이에게 푹 빠져 있었다.

가늘게 눈웃음을 짓는 그녀의 얼굴을 상상할때 마다, 수인의 가슴은 설레임으로 콩닥콩닥 뛰며 아랫도리에 불끈하

고 힘이 들어가곤 했다. 그녀를 이토록 사모하게 된 데에는 얼마전에 일어났던 그 일 때문이었다.

미향이는 장난, 혹은 재미로 한 행동 이었을 터이지만 수인에겐 깊게 각인이 되어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이었다.




수인은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명구네 집 담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돌기 시작했다.

아직은 덜 자란, 이제 중학교 1학년인 열세살의 나이였기에 수인에게는 담이 높게만 보였다. 때문에 개구멍이나 낮

은 곳을 찾아 명구네 집 담을 돌고 있는 것 이다.


[하아..하아…]


심한 운동을 하거나 힘든일을 한 것도 아니건만, 수인은 기대와 흥분으로 인해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으며 가슴은

쿵쾅 거리며 뛰놀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인은 원하던 장소를 찾아 내었다.

뒷뜰로 통하는 쪽문에서 빈틈을 발견한 것 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한쪽문의 아래쪽 경첩이 떨어져 나가 덜렁거리

고 있었기에 손으로 밀면 수인이 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만들수 있을 것 같았다. 


[꿀꺽…]


군침을 삼킨 수인은 잠시 갈등을 했다. 이 문을 비집고 들어가면 수인은 범법자가 되는 것 이다. 

잘못돼서 들키는 날이면 감옥에 갈지도 몰랐다. 지금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가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가 괜한 망신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뱅뱅 돌았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이곳에 오기전에 수도없이 반복했던 수인 이었기에, 일단은 일을 저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명구엄마 혼자 밖에 없다…!!!)


그 생각이 수인의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오늘 명구 아버지와 명구, 그리고 명구의 동생인 병구는 재너머 큰 집에

제사를 지내러 간다고 했다. 그 사실은 점심때 쯤에 수인이네 집에 놀러온 명구엄마가 직접한 말 이었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행여나 일이 잘못되어 제사를 지내러 가지 않았거나, 아니면 내일 돌아온다던 일정이 바뀌어 오늘 밤에 돌아왔을

수도 있었지만, 그 경우엔 그냥 돌아서 나오면 그만 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삐걱…>


쪽문을 밀자 수인의 작은 몸이 비집고 들어갈 만한 공간이 생겼다. 

잽싸게 안으로 들어선 수인은 장독대 쪽으로 몸을 숨겼다. 달빛도 구름에 가려진 어둠속 이었지만, 이내 어둠에 익

숙해진 눈으로 주변을 살펴 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수인은 살금살금 앞 마당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후덥지근한 한여름밤의 눅눅한 공기탓도 있었지만, 긴장으로 인해 온몸이 땀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 


(…!!!!!)


수인이 기대 했던대로 마루밑엔 명구 엄마의 신발밖에 없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사랑방과 건넌방의 마루밑도 살

폈지만 명구 아버지와 명구, 그리고 병구의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몇날 며칠을 기다렸던 기회가 드디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수인은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을 한채 살금살금 안

채의 마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안방의 불이 꺼진채 고요한 어둠속에 잠겨 있었다.


(컹…컹…컹…)


또 다시 멀리서 개짖는 소리가 고요한 어둠속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드문 드문 한채씩 집이 들어서 있는

동네 에서도, 명구네 집은 산밑에 외따로 떨어져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수인은 흙에 젖어 지저분해진 운동화를 벗고는, 소리나지 않게 조심하며 마루위로 기어 올랐다. 안방의 문에 귀를

대고 안의 동정을 살폈지만, 미향은 이미 깊이 잠들었는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있었다.

안방문의 손잡이를 잡은 수인은,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천천히 돌려 보았다.


[후우..후우..]


수인의 거칠어진 호흡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떨지 말자고 마음을 먹어도,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심장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행여나 문을 잠그고 있다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들어, 약간의 조바심도 느껴졌

다.


<철…컥…!!!!!>


다행히 문을 잠그지 않고 있었지만, 문 손잡이 돌아가는 소리가 고요한 정적을 깨뜨렸다. 쥐죽은 듯 고요한 밤이

라 더욱 더 크게 느껴졌다.


(이런 제기랄!!!깼을지도 몰라…!!!)


문 손잡이를 잡은 채 수인은 잠시 방안의 동정을 살폈다. 다행히 부스럭 거리는 소리나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

는 것으로 보아, 명구 엄마는 잠에서 깨지 않은 듯 보였다.

수인은 아무도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다시한번 주변을 살폈다. 텅빈 마당을 확인하곤 천천히 소

리 나지 않도록 안방문을 열기 시작했다.


<끼이이…>


수인은 한뼘 정도만 문을 열고 방안을 살펴 보았다.

어스름한 어둠에 잠긴 방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잠시 귀를 세우고 집중을 하자, 고른 숨소리가 나지막히 들려

오고 있었다. 막상 명구엄마가 혼자 잠들어 있는 걸 확인하자, 수인은 긴장으로 인해 심장이 쿵쾅 거리며 손이 축

축하게 땀으로 젖어 들었다.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방안이 수인의 눈에 익숙해 지며, 방 안쪽 아랫목에

희끄무레하게 사람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방안에는 분명히 명구엄마 혼자서 자고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헉……!!!!)


방안을 살피던 수인의 눈이 저도 모르게 휘둥그레지며 커다랗게 변했다.

명구엄마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잠들어 있는 것 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이라 저녁에 시원하게 목

욕을 하고는, 집안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알몸으로 잠이든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긴장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수인의 아랫도리가 딱딱하게 부풀어 올랐다. 비록 어둠속이라 은밀한 부위는

보이지 않았지만, 새하얀 알몸의 형체 만으로도 수인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시한번 주위를 살핀 수인은 방문을 열고 살금살금 방안으로 들어섰다. 소리나지 않게 문을 닫고는, 손잡이에 달

려있는 잠금 장치를 눌렀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를 고비로 방안은 다시 고요함에 잠겼다. 드디어 명구엄마가 잠들어 있는 방안에 잠입을 하는데

성공을 한 것은 물론이요, 이제 문까지 잠근터라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공간에 그녀와 단둘이 있게 된 것이다.

열세살의 싱싱한 수인의 자지는, 처음으로 보는 여자의 알몸에 바지를 뚫고 나올 듯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었다. 수

인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명구엄마의 알몸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다. 수인쪽을 등지고 명구엄마 미향이는 이

불마저 걷어 버린채, 모로 누워 잠들어 있었다. 


[색..색..]


점점 가까이 들려오는 고른 숨소리로 보아, 미향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제일 먼저 수인의 눈에 들어온것은 미향의 커다란 엉덩이였다. 수인을 등지고 모로 누워 살짝 웅크리고 잠들어 있

는 탓에, 허리가 훨씬 잘록해 보여 미향의 달덩이같은 엉덩이가 더욱 더 큼직하게 보였다. 


[으음…]

[…!!!!]


그때, 모로 누워있던 명구엄마 미향이 잠꼬대와 함께 몸을 뒤척여 천정을 보고 큰대자로 누워 버렸다. 

그와함께 큼직한 젖가슴과 함께 무성한 보지털이 수인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비록 어둠속이라 보지는 보이

지 않았지만, 시커멓게 자란 무성한 보지털만으로도 수인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직도 자지털이 하나도 나지않은 민둥산이의 수인의 것과는 대조적인, 성인 여자의 보지털 이었다. 그위로 커다란

젖가슴은 미향이 숨을 쉴때마다 아래위로 오르내리며 조금씩 출렁거리고 있어, 수인의 이성을 앗아가기에 충분했

다. 이제는 더 이상 참을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수인은, 천천히 바지를 벗어 내렸다. 

잠시 이대로 돌아갈까 하는 갈등이 생겼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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